이런저런 이야기
종교는 영성을 감당할 수 있는가? 본문
영성은 인간의 내적인 자원의 총체로서 신체, 영혼, 마음을 통합하는 에너지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존재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지닌 고차적 의식 수준이다. 종교는 초자연적인 질서나 신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신앙 체계 또는 그 대상을 말한다. 영성은 종교의 신비주의적 입장이나 개인주의적, 내면 중심적, 내세 중심적인 영성이해를 넘어서는 전체성으로의 의식의 확장이다. 따라서 기존의 교리 중심주의, 형식적이고 의례 중심적인 종교에서 점차 영성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데 오로지 종교적 교리만이 변화하지 않으려 한다. 절대 진리를 내세우면서 자신의 방어기전을 가장 잘 구축한 것이 바로 종교다. 역사적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학살, 전쟁, 악행을 저질러 왔다. 그런데도 수천 년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기독교의 그 배타성 때문이다. 그 배타성 때문에 타 종교에 대한 관용을 베풀지 못하고 말살하려 든다. 이에 따라 수백 년간 싸워 왔으며, 문명을 파괴했다. 종교인들은 그들만의 필터버블에 갇혀 그들만의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을 구축했다. 종교가 영성을 추구한다고는 말은 하지만 그 편협성과 경직성과 탐욕으로 인해 점점 영성과 멀어지고 있다.
닐 도널드 월시의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신학은 신을 오해하고 있으며 광기의 신을 설명하려는 인류의 제정신이 아닌 시도라고 비판하면서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 영성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조직화된 종교는 우리에게 ‘남들의 생각과 체험’을 배우라고 요구하지만, 영성은 우리에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따르고, 자신의 체험에서 찾으라고 재촉한다.
한때는 인간이 가장 눈부신 광채에 휩싸인 ‘존재’를 사랑하던 그 자리에, 인간의 가슴을 ‘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채운 것이 종교다. 종교는 나와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신을 ‘위대한 수수께끼’로 만들었고, 종교는 기쁨으로 뛰어오를 인간을 신 앞에 머리 숙여 절하고 받들도록 강요하고, 직접 신에 이를 수 있는 인간에게 중재자를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 가르침에는 숭배하고 두려워해야 할 신에 대한 교리가 중심이다. 악한 행실을 회개하고 주의 말을 명심하게 만드는 것이 두려움을 통해서였으며, 교회가 교인들을 모으고 통제한 방식 역시 두려움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제대로 단속하기 위해, 분노하고 심판하는 신이라는 교리를 가르치는 종교를 만들어냈다.
고정관념은 우리 안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고통은 나에 대한 저항 의식 때문에 생긴다. 인생이 힘든 이유는 내가 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신의 압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신과의 합일이 가져다주는 황홀경을 다시 식별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영성은 우리를 특정 종교가 아닌 것으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고, 이미 알려진 어떤 종교도 이것을 참아내지 못할 것이다. 종교개혁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나'라는 실체는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고 나를 찾아가다가 마지막에 남는 것이 나다. 그것이 인식의 대상이고 나라는 존재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인식의 주체와 인식의 대상이 같게 되어 결국 인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나다. 신은 매 순간순간 나를 통해 명백하게 드러난다. 신은 모든 종교 속에서 갖가지 다른 형태로 존재하며 신은 종교가 없어도 존재한다. 신은 모든 생명 안에 있으며 어디서나 존재하는 생명의 본질이다. 우리가 어떤 세속적인 믿음을 갖든 신은 모든 사람 안에 영원히 존재하는 본질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뭔가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입증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신앙인은 자기만의 아집의 세계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두루두루 살피고 체험해야 진정한 영성인이 될 수 있다. 미래에는 종교의 시대가 가고 영성의 시대가 온다. 깨달음이란 '깨서 다다르는 것'이다. 종교가 덧씌운 여러 겹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와야 영성에 이를 수 있다. 신에게 의지하여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신'임을 깨닫는 것이 영성이다. 나는 개체성이면서 전체성이다. 종교는 영성을 감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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