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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내 고향 출렁다리의 추억 본문

이런저런 이야기

내 고향 출렁다리의 추억

케렌문 2025. 6. 2. 15:11

수년 전 강원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인기를 끌자 그 후 전국 지자체마다 출렁다리 짓기 열풍이 불어 곳곳에 출렁다리가 만들어졌다. 출렁다리라고는 하지만 별로 흔들리지도 않아 스릴은 없고 그냥 관광용일 뿐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 고향 대병에 출렁다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공중다리라고 불렀다. 면 소재지 창리와 강 건너 상천을 잇는 현수교로써 장터 가축 시장을 지나 조금 돌아 강가로 가면 그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당시 건설기술이 부족했는지 예산이 부족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리가 조잡하기가 그지없었다. 와이어 줄을 위아래로 양쪽에 고정시켜 놓고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구멍 숭숭 뚫린 철판을 바닥에 깔아 이어 붙여서 지은 것인데, 와이어 줄이 팽팽하지 않아 심하게 흔들렸고 양쪽에 안전 난간 줄도 듬성듬성하여 자칫 실수하면 그대로 강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굉장히 스릴있고 위험한 다리였다.

 

이런 위험천만한 다리를 맨몸으로 건너기도 떨리는데 용감하게도 지게에 짐을 지고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이 공중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통나무를 강바닥에 박아 고정하고 그 위에 솔가지와 흙을 덮어 지은 임시 다리가 있어 건너다녔는데, 여름에 홍수가 나면 다 떠내려가서 해마다 다시 지어야 했다. 공중다리가 생긴 후에도 짐을 지고 건너거나 소를 몰고 건널 때는 통나무 임시 다리가 필요했다. 한번은 어릴 적에 혼자서 새로 생긴 공중다리를 건넌 적이 있었는데 중간쯤에 왔을 때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다리가 휘청휘청 엄청 흔들려서 줄을 꼭 붙잡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가 바람이 잦아든 다음 겨우 건널 수 있었다.

 

당시 중학교는 면 소재지에서 2km 정도 떨어진 역평리에 있었는데, 중학교 앞 황강 건너 상천리 대대 아이들은 강 때문에 직선거리를 놔두고 먼 거리의 공중다리로 빙 돌아 등하교해야만 했다. 강물이 많지 않을 때는 몇몇 용감한 아이들은 옷을 벗고 바로 강을 건너오기도 했다.

 

어느 해인가 여름에 큰 홍수가 나서 강물이 공중다리 하단까지(와이어 줄이 팽팽하지 않아 중간 부분이 아래로 처져 있었음) 불어나 공중다리가 강물의 물살에 뒤집힌 적이 있었다. 홍수로 강물이 불어나면 상천 쪽 다리 끝을 지나서까지도 물이 들어와 건널 수 없었다. 공중다리가 뒤집힌 다음 다리 보수공사를 다시 하면서 현수교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상천 쪽 다리 끝지점도 연장하여 건설하였고, 난간 안전망도 사람이 빠져나갈 수 없도록 촘촘하게 하였다. 그 후로는 흔들림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안전하게 건너다닐 만했다.

 

요즘 전국 출렁다리 구경을 다니면서 그 옛날 어릴 적 고향 공중다리가 생각난다. 진짜 스릴있는 추억의 출렁다리였다.

합천댐 수몰전까지 있었던 현수교

 

원래 강 건너 시멘트 교각까지 다리가 놓여 있었는데 보수공사시 연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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