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가난한 사람이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 이유 본문
1.보수란 무엇인가?
인간의 정치적 성향은 주로 진보 보수 수구 반동 네 가지로 분류한다. 빨리 가면 진보이고 천천히 가면 보수이고 그 자리에 서있으면 수구이고 뒤로 가면 반동이다.
흔히들 보수는 우파 진보는 좌파라고 말한다. 틀린 말이다. 우파내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있고 좌파 내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있다. 우익과 좌익은 사상적 이념문제이고 보수와 진보는 정치 사회적 성향 문제이다. 이 땅에서 좌익세력은 남로당이 해체되고 빨치산으로 활동하던 남부군이 궤멸됨으로써 씨가 말라 버렸다. 대한민국에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합법적으로 좌익세력이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2014년 이석기 내란선동사건으로 통합진보당이 위헌 정당으로 해산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완전히 사라졌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라는 것도 우파내에서의 보수와 진보인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존재하지만 모두 우파 내에서의 보수와 진보다.
부자에게 품격이 있듯이 보수에도 품격이 있다. 부자가 품격을 잃어버리면 단지 돈 많은 천민에 불과하다. 보수가 품격을 잃어버리면 수구꼴통 소리를 듣는다. 가난뱅이에게 품격은 없다. 진보에게도 품격이 없다. 진보는 개혁과 혁명가적 기질이 있을 뿐이다. 보수는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수구들이다. 진정한 보수의 정신은 사를 멀리하고 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자기희생 없이는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근면, 절제, 공익은 보수가 강조하는 덕목이다. 진정으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사람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경주 최부잣집, 제주 거상 김만덕, 개성상인 임상옥, 독립운동에 전재산을 헌납한 이회영 일가, 유한양행의 유일한박사,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회장, 교육인 김장하선생 등이 있다.
2.왜 가난한 사람이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
진보냐 보수냐, 정치 성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신경정치학은 정치 성향이 어느 정도까지는 선천적으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사람은 왜 보수와 진보라는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을 갖는가. 왜 가난한 사람이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 왜 유권자는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이 되는가.
사회심리학자 존 조스트 등 연구자 네 명이 발표한 결과는 이랬다. 진보주의자에 비해 보수주의자들은 더 성실하다. 죽음을 더 두려워한다. 인지적 종결욕구가 더 강하다. 즉,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끝내고 싶어 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 새로운 경험에 덜 개방적이다. 다시 말해, 더 폐쇄적이다.
논문 저자들은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은 인간의 깊은 욕구”를 보수주의의 뿌리로 보았다. 보수주의자의 뇌가 두려움에 더 민감하다는 신경정치학의 발견과 접점이 있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를 가장 잘 특징짓는 심리적 특성은 ‘개방성’이다. 지적 유연성, 호기심,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 위험 감수 성향 등을 포괄하는 성격 특성이다.
그런데 왜, 두려움과 종결욕구는 보수주의자의 특징이고 불확실성과 개방성은 진보주의자의 특징이 되었나. 신경정치학과 사회심리학은 다른 연구 방법을 사용해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지만, 왜 그런지를 밝히는 것은 이 접근법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여기서부터 연구자들은 ‘진화’의 관점에 기댄다. 도덕 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는 인간이 잡식동물이라는 데 주목한다.
잡식동물에게는 특유의 딜레마가 있는데, 새로운 음식에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정보가 없는 음식에서 독과 기생충과 미생물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 가능성이다. ‘새로운 음식에 개방적인 전략’은 더 많은 영양분과 더 많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반대로 ‘새로운 음식을 두려워하는 전략’은 더 안전하고 더 배고프다. 장단점이 있는 두 태도는 둘 다 현대 인류에 남아 있다. 더 개방적인 성향이 진보주의로, 더 두려움에 민감한 성향이 보수주의로 이어진다고 하이트는 본다.
가난하거나 학력·인종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은 개방적 사회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 성·인종·종교 등 집단 간 차별을 유지하는 것이 자기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보수의 태도다. 번식 전략은 어떨까. 가난한 남성이라면 성적으로 개방적인 사회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성적 엄숙주의를 지지하는 보수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학력자와 같이 자기 능력으로 출세한 사람은 경제 영역에서 자원 재분배 정책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집단 차별이 사라질수록 대단히 큰 이득을 본다. 개인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연령이든 지역이든 인종이든 종교든 자신이 유리하지 않은 사회적 차별이 철폐될수록 이익이다. 어느 나라건 고학력자의 진보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특히 이런 이유이다.
(크리스 무니의 저서 <똑똑한 바보들> 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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